- Description: 4월 21일
새로운 갑옷을 장만한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.
직접 베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혀서 기절시키는 맛이 쏠쏠했다.
그 날은 반짝거리는 갑옷이 탐났는지 도적 하나가 덤벼들었다.
갑옷 배치기를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지.
어라? 근데 왜 나는 고꾸라지고 있는 거지?
아차! 자갈을 밟아 버렸구나!
멋있게 넘어지기 위해 몸을 반 바퀴 돌려 자세를 바로잡았다.
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도적의 칼날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.
이때다 싶었겠지.
허나 그것은 나 이고르 바탈리를 얕본 처사.
살짝 틀어 피했고, 도적의 칼날은 돌덩이에 꽂혔다.
자세를 바로 고쳐 잡았으나, 도적녀석은 무엇을 본 것인지
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. 내 위용이 이 정도란 말인가?
그것도 잠시, 우당탕탕 큰 소리가 나며 등 뒤로 병사들이 보였다.
아무래도 이 도적놈이 건들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만진 것 같다...